“조선총독관저 모형 복원” 논란 부른 청와대 활용법

By 이서현

문화체육관광부조선총독관저(옛 청와대 본관 건물)를 모형으로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21일 윤석열 대통령에 옛 청와대 본관 건물 모형 복원이 포함된 ‘청와대 활용 종합 프로젝트’를 보고했다.

여기에는 청와대 역사 스토리텔링을 위해 옛 청와대 본관 건물을 모형으로 복원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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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건물은 일제가 조선총독관저 용도로 세운 건물로, 해방 후에도 한동안 청와대 본관으로 쓰였다.

이후 50년 넘게 청와대 내에 있던 조선총독관저는 1993년에서야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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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부 철거 전후 [연합뉴스]
당시 김영삼 정부는 일제 잔재 청산 차원에서 일제 관사·청사 건물을 모두 해체했다.

경복궁을 가리던 조선총독부 건물 역시 폭파 행사를 통해 철거를 기념했다.

그런데 철거 29년 만에 다시 모형으로 복원하겠다는 말이 나온 것.

총독 관저이기도 했지만, 더 오랜 기간 과거 대통령들이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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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자체가 역사적 의미를 지닌 만큼 미니어처 복원도 용납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누리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씨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김영삼 대통령 기념관 방문한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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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이러다 조선총독부였던 중앙청 모형도 복원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문체부는 일제의 잔재로 민족정기를 끊기 위해 지어졌던 건물을 복원하겠다는 발상이 과연 어디서 나온 것인지부터 분명하게 답하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정 여론이 이어지자 문체부는 22일 “건물 복원이 아니라 ‘미니어처’를 제작하는 계획”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