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는 할머니를 대신해 당신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했다.
1948년 4월 3일 제주도. 할머니는 고작 8살이었다. 그 어린 나이에 가족을 모두 잃었다.
손녀는 “저는 우리 할머니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았다. 할머니 머리에 큰 상처가 있는데, 그게 4.3 사건 후유장애라는 것을 지난해에 알았다”고 고백했다.
‘할머니는 참 바다를 좋아하시는구나’
홀로 바닷가에 자주 나가시는 할머니를 보고 손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바다가 좋아서, 그렇게 한참을 바라본 게 아니었다.
손녀는 “차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할머니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오빠와 동생 등 가족 모두가 바다에 던져져 없어져 버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당시 할머니는 고작 8살이었다.
손녀 정 씨는 “그리고 할머니는 생선을 안 드신다”라며 “가족들이 바다에 떠내려가서 물고기에 뜯어먹혔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날 할머니는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도 바닷물이 듬뿍 들이치면 어머니랑 아버지가 ‘우리 연옥아’하면서 두 팔 벌려서 나한테 오는 거 같아. 그래서 나도 두 팔 벌려서 바다로 들어갈 뻔했어”
손녀는 “너무 죄송합니다, 할머니. 할머니는 울 때보다 웃을 때가 훨씬 예뻐요. 그러니 이제는 자식들한테 못 해준 게 많다고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할머니에게 말을 전했다.
사연의 주인공인 할머니는 손녀의 말을 들으며 연신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4월 유튜브 채널 ‘제리뉴스’에서 공개된 것으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있다.
영상 끝부분에는 “4.3 당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 살던 김연옥 할머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모와 오빠, 어린 남동생은 영문도 모른 채 정방폭포로 끌려가 학살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