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직원들 덕분에 목숨을 건진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제일 바라는 건 직원들 심리치료”라고 호소했다.
지난 5일 트위터 이용자 A씨는 “이태원 참사 초기부터 깔려 있다 구조된 생존자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마약, 연예인이 (참사) 이유가 아니다. 다른 증언 글은 많지만, 초창기에 깔렸던 사람들의 글은 아무래도 볼 수 없기에 쓴다”라고 전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A씨는 참사가 발생한 날인 지난달 29일 오후 9시 30분쯤 이태원을 찾았다.
A씨는 핼러윈을 즐기려고 했지만 많은 인파 때문에 밤 10시쯤 지하철역으로 돌아가려고 해밀톤호텔 옆 골목으로 향했다.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인파에 밀리기 시작한 A씨는 함께 간 친구들 손을 놓쳤다.
이후 사람들에 떠밀려 계속 이동하다 지하에 있는 클럽 입구에 사람 10여 명이 뒤엉켜 쓰러져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A씨처럼 힘에 밀려 걸음을 옮기다 클럽 입구에 다다랐을 때 한꺼번에 넘어진 것이었다.
그 순간 A씨도 뒤에서 떠밀려 쓰러진 사람들 위로 반쯤 엎어졌다.
119에 신고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들었지만, 또 다른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A씨 몸을 덮쳤다.
A씨는 이후 1시간 동안 손을 쥐었다 펴는 행위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깔려 있었다.
A씨는 얕은 호흡에만 집중하다 결국 기절했다.
잠시 후 A씨는 누군가 뿌려주는 물에 깨어났다.
겨우 정신 차린 A씨 눈에 들어온 광경은 그야말로 처절했다.
인근 클럽 직원들은 기절한 사람들에게 물을 뿌리며 제발 죽지 말라고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이들은 울면서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A씨는 “확실한 건 저보다도 그분들 트라우마가 훨씬 심할 것 같다”라며 “내 시야에 들어오는 건 직원들 얼굴과 다른 사람의 손뿐이었지만 그분들의 눈에는 계단부터 천장까지 꽉 찬 사람들의 얼굴과 자기만을 향해 뻗는 팔이 보였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손을 놓쳐 헤어졌던 친구들도 클럽 직원들이 깔리기 전에 구해서 안으로 들여보내 줬다고 한다”라며 “직원분들의 심리치료를 제일 바란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A씨는 “사상자와 구조자 모두 처절했고 절망스러웠고 필사적으로 절규했다. 더 이상의 조롱은 없길 바란다. 이전에 조롱했던 분들도 본인의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