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탄 분실사건으로 101경비단이 연일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밖에서는 해이해진 기강을 지적하지만, 내부에서는 근무 여건이 크게 열악해지면서 피로가 누적된 탓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난 30일 MBC 뉴스는 용산으로 이전한 101경비단 내 실태와 관련한 제보를 보도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지키는 101경비단은 경찰 내부에서도 베일에 싸인 집단이다.
업무 특성상 4개 대대 600여 명 정도가 일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소속 직원과 임무 내용 등은 비밀에 부쳐진다.
업무강도도 높고 규율도 엄격하지만 VIP를 경호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했는데, 이를 무너뜨린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
101경비단 소속 A 순경이 지난 18일 실탄 6발이 든 ‘총알 집’을 분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내부에서는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총알 집’을 잃어버린 것도 모를 만큼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대통령실 이전과 함께 101경비단 3개 대대는 국군 심리전단이 사용했던 건물을 대기 및 생활공간으로 쓰고 있다.
제보자인 내부 관계자 B씨에 따르면 수백 명의 직원 낡아서 버려지다시피 한 ‘폐건물’에서 생활하고 있다.
여름이 다가오는데도 냉장고도, 에어컨도 없다.
벽면마다 단원들의 장비가 담긴 종이상자가 가득 쌓였고, 구두와 슬리퍼 등 개인용품도 바닥에 널려 있다.
개인장비를 보관할 전용 사물함과 옷장이 없는 까닭이다.
오죽하면 경비단 내부 대화방에는 ‘탄띠를 빌려가신 분은 가져다 달라’ ‘모자와 신발 잘못 가져가신 분 갖다달라’는 글까지 올라온다.
사람 쉴 곳은 더 없는 상황이다. 잠시 누워서 쉴 수 있는 휴게실의 침상도 단 30여 개뿐.
밤샘 근무가 일상화된 직원들이 잠을 자야 하는 생활관은 악취가 가득하고, 이불과 베개 하나를 수백 명이 돌려쓰고 있다.
샤워실이 부족해 제대로 씻지도 못한 단원들이 이용하면서 악취를 풍자하는 ‘식초방’이라는 이름까지 생겼다.
더욱이 수용 공간이 충분치 않아 일부 대기 인원은 ‘컨테이너’에서 휴식을 취해야 했다.
다음 달 청와대에 남아 관광객 관리 임무를 수행하던 1개 대대 인력이 추가로 넘어오게 되면 공간이 더 좁아진다.
열악해진 생활 여건에 근무시간까지 늘어나면서 일부 단원이 근무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자부심으로 일하던 이들은 이제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