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정부 지원금이 입금된 사실을 모르고 강도 범행을 저지른 탈북민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는 7일 탈북민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중년인 A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관악구의 마사지업소에서 가게 주인인 67세 여성 B씨를 상대로 강도 범행을 벌여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B씨에게 길이 12cm의 철판을 겨누며 “30만원만 달라”며 협박했고, 주변 물체를 이용해 B씨의 머리를 3차례 가격했다.
B씨는 돈을 빼앗기지는 않았지만 머리가 찢어져 약 2주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A씨는 법정에서 “인간으로 하지 못할 생각을 했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안타깝게도 30만원을 얻으려고 범행을 저지른 A씨 통장에는 이미 정부지원금 300만원이 입금돼 있었다.
A씨 변호인은 “A씨가 (북한처럼)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집을 떠나면 정부 지원금이 끊긴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나원 교육을 마친 뒤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던 A씨는 구직활동 중 스트레스를 받아 집을 나온 상태였다.
마사지업소를 찾은 이유는 “돌아가는 봉을 보고 이발소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강도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탈북자로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A씨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로 반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