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청과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용인시 처인구 삼가2지구.
이곳에는 최고 높이 38층짜리 건물로 이뤄진 2천 세대 가까운 임대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그런데 이 아파트는 완공된 지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사람이 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정문이 산에 가로막혀 있어 아파트로 들어갈 길이 없다는 것.
15일 SBS 뉴스는 전월세난에 기다리는 사람이 줄을 섰는데도 분양을 하지 못하는 해당 아파트 소식을 전했다.
아파트 단지명은 ‘힐스테이트 용인’으로 올해 초에 완공됐다.
과거 ‘뉴스테이’라고 불렸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허그·HUG)가 출자와 대출 보증 등으로 5575억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
민간 시행사나 시공사가 일부(579억원) 출자를 했지만, 허그가 투입한 돈이 90% 이상이다.
힐스테이트 용인은 사실상 정부 아파트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지은 지 9개월이 지나도록 입주자 모집도 못 한 채 사업이 중단됐다.
아파트로 들어가는 진입 도로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입로가 없으니 도로 아래에 까는 수도와 가스배관도 설치하지 못했다.
근처 주민은 “물도 없고, 전기도 없고, 가스도 없고 그냥 썩고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대로 몇 년간 건물을 방치하면 입주자를 받기도 전에 아파트는 흉물이 된다.
진입로가 없다는 건 공사 시작 때부터 지적됐지만, 공사는 그대로 강행됐다.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진입로 땅은 도시개발조합인 ‘역삼지구’ 소유다.
도로를 낸다면 이 땅을 사서 해결해야 하는데, 공사가 끝날 때까지 합의하지 못했다.
결국 멀쩡한 아파트가 유령 아파트가 됐지만, 이 사업의 실질적인 시행자인 국토교통부와 허그는 손을 놓고 있다.
지금처럼 빈집으로 방치하면 빈집 관리비용과 세금 등으로 매년 6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용인시청 관계자 “뉴스테이 사업자가 역삼조합(민간 개발사업)과 협의해서 이 도로(진입로)를 개설하고 입주 6개월 전까지 기반시설을 완료해야 된다는 (조건부로 승인을 내줬습니다)”라고 말했다.
용인시는 최근까지 역삼지구와 힐스테이트 용인 측이 합의하도록 중재를 나섰지만, 현재는 손을 놓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