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겨냥한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과거 ‘강남역 각시탈’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16년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남역에 나타난 각시탈’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여러 장이 공유돼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시 게시물에는 한 번화가에 설치된 노래방 광고판 사진이 담겼다.
이 광고판은 흰색 바탕에 붉은색 줄이 그어진 무늬로 일본 전범기(욱일기)를 연상시켰다.
욱일기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사용했던 깃발로,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맥락이다.
광고판에 적힌 언어 또한 한글이 아닌 한자였다. 한자로 “13만 곡을 무제한으로 즐겨 부를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이라고 적혔다.
해당 광고판은 누군가에 의해 파손됐다. 파손한 이는 세 장의 쪽지를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
쪽지를 남긴 시민은 “개탄스럽구나. 당신이 이리 자유롭게 벌어먹을 수 있는 지금의 이 나라는 순국하신 고귀한 수많은 열사님의 희생으로 지켜온 것임에도 이토록 희생을 더럽히는 당신의 무개념이 나의 심정을 갈기갈기 찢어놓았기에 나 또한 원흉을 찢어버린다”라고 적었다.
이어 “아무리 밥 벌어먹기가 막막하더라도 지킬 건 지키며 벌어먹자”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강남에서 밥 벌어먹는 같은 자영업자. 신고 환영”이라고 남겼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 대부분은 욱일기 연상 광고판을 파손한 시민에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알려진 대로 ‘강남역에 나타난 각시탈’이라는 제목과 다르게, 사진 속 실제 장소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