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병(말단비대증)을 앓고 있는 전 농구선수 김영희의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1일 유튜브 ‘근황올림픽’에는 ‘[김영희를 만나다]거인병 걸린, 女농구 은메달리스트···매일 놀림 받는 영웅’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얼마 전에 크게 아파서 2개월 동안 입원을 했다”라며 “말단비대증 증상이 장기가 커지는 병이라서 예전에 수술했던 자리에 피가 많이 고여있었다. 힘든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지난 1984년 여자 농구 국가대표로 출전해 활약했던 LA 올림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우리나라 여자 농구팀은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제 키가 205㎝라서 선수 중에 제일 컸다. 다른 나라 선수들이 저를 쳐다보곤 했다”라며 “(서울로 돌아와) 카 퍼레이드도 했다.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고 추억했다.
이후 1986년 아시안게임까지 뛰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그는 이듬해 11월 말단비대증 판정을 받게 됐다.
그는 “훈련 도중 반신마비가 오면서 앞이 안 보였다. 큰 혹이 시신경을 눌러 눈을 모두 실명할 뻔했다”며 “하루에 진통제를 15알 이상 먹고 버텼다”고 털어놨다.
LA올림픽 이후에도 사실 몸이 엄청 커진 상태였지만 병에 대한 정보가 없던 시절이다 보니 주변에서는 당시에는 살이 찐 거로 생각했다고.
그러면서 거인병에 걸린 이후 사람들의 시선이 특히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등 뒤에서 남성들이 ‘와 거인이다’ ‘남자야 여자야’ ‘저것도 인간인가’라며 웃더라. 한 할머니는 흉측한 동물을 보듯 놀라시더라. 그때 제가 ‘죄송하다. 저도 사람이다’라고 했다”며 씁쓸해했다.
최근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매달 체육 연금 70만 원으로 한 달을 살지만 보름 만에 다 없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는 “후배 서장훈이 몇 번 은행 통장으로 입금해줬다. 같이 운동한 허재 감독도 돈을 보내줬다. 정말 마음이 따뜻하다”라며 두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커서 많은 사람에 부담을 드리는 게 죄송하지만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