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가서 세발낙지 좀 사오세요.”
아내의 부탁에 흔쾌히 OK를 외친 전남 영암에 사는 오광표 할아버지(71).
보통의 남편이라면 차 키를 집어들겠지만, 할아버지는 비행기에 기름을 넣고 조종간을 잡는다.
하늘을 날아서 아내가 주문한 세발낙지를 총알배송하는 능력자.
더 놀라운 것은 이 비행기를 17년의 노력 끝에 직접 조립해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무게 350kg의 노란색 초경량 비행기.
계기판 패널부터 엔진과 각종 부품까지 할아버지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는 수제품이다.
83년부터 약 17년 동안 항공기 조립 도면을 보며 공부했다고 한다.
조립해야 할 부품만 수만 개였으니 정말 놀라운 집념으로 파고든 것.
이후 실제 조립은 6개월 만에 끝냈고, 비행기는 2000년 3월 조립 후 안전승인을 완료했다.
크기는 작지만 비행할 때마다 안전점검은 필수다.
할아버지는 당시 기준 최고령으로 비행기 정비사 자격을 취득하기까지 했다.
조립부터 조종, 정비까지 모두 혼자서 다 해결하는 셈.
어린 시절, 전단을 뿌리는 육군항공대 비행기를 구경할 때부터 ‘미치게’ 비행기가 좋았다고 한다.
단지 비행기가 좋아서 군대도 공군을 지원했다.
제대 후에도 비행기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고, 직접 비행기를 만들었다.
할아버지는 비행기를 공부하고 조립하는 그 17년이 정말 즐겁고 감동적인 순간순간이었다고 했다.
“엔진소리 프로펠러 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져요. 평생 같이 가야 할 내 친구. 비행기를 난 그렇게 생각해요.”
할아버지의 사연은 2016년 SBS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을 통해 소개돼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은 “성덕 중의 성덕” “진짜 존경스럽다” “17년을 공부하시고 자격증 따고 마침내 성공” “한 사람의 열정이 거대한 꿈을 이루었네요” “진짜 어른” “눈물나게 멋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