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슴이라는 모욕적인 발언과 발길질에도 버티고 버티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비원들.
2020년, 경비원 최희석 씨는 아파트 단지 내 주차 문제로 50대 주민에게 폭행당한 뒤 “너무 힘들다”라며 심경을 호소한 후 세상을 떠났다.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소위 ‘경비원 갑질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경비원들의 근무환경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18일 YTN 뉴스는 입주민에게 발길질을 당하고도 결국 합의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경비원의 사연을 전했다.
뉴스를 통해 공개된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서울 천호동의 한 아파트 입주민 A씨는 최근 경비원을 찾아가 다짜고짜 가슴과 어깨 부위를 발로 찼다.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었는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확인해 본 결과 당시 엘리베이터는 정상적으로 작동된 상태였다.
술에 취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걸 보지 못한 A씨가 무턱대고 화를 내면서 폭행을 가한 것.
일흔을 앞둔 경비원에게는 전치 2주의 부상보다 인격적인 모독감이 더 큰 상처로 남았다.
A씨를 고소하려던 경비원은 결국 사과받고 합의했다고 한다.
입주민과 마찰 때문에 일터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경비원은 만약 A씨가 입주민이 아니었다면, 절대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