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가 임대 수익을 포기하고 동네 어린이들을 위한 통학로를 내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 인후동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박주현(55)씨가 운영하는 상가 건물에는 과일가게와 야채가게 사이에 기다란 통학로가 있다.
인근 대단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대부분 이 통로를 통과해 초등학교로 간다.
통로에 길이 생긴 건 10년 전이다. 박 씨가 주차장이었던 이 공간에 상가를 세우면서 건물 한가운데를 뚫었다.
박 씨는 “당시 건물을 지으려고 주변에 쇠 파이프를 둘러 뒀는데, 하루에 200∼300명의 아이들이 쇠 파이프 아래로 기어가 이 땅을 지나갔다”라며 “하지 말라고 해도 자꾸 지나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여기를 막아 상가를 세워버리면 아이들은 어떡하나 고민하다가 길을 냈다”라고 설명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약 99㎡인 이 통학로를 메워 세를 놓으면 다달이 100만원은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내와 고민 끝에 아이들의 등굣길이 안전해지는 길을 택했다.
이 길 덕분에 동네 아이들은 차가 지나다니는 이면도로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학교로 갈 수 있게 됐다.
통로 앞뒤로 ‘인후초등학교 가는 길’과 ‘아파트 가는 길’ 푯말도 박 씨가 직접 만들어 붙였다.
박 씨는 “하루에도 수백명의 아이들이 이 통로를 지나가는 걸 볼 때면 마음이 뿌듯하다”라며 “대전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등 어린이 교통사고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픈데,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날 수 있는 길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