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로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을까, 그것도 임금 삭감 없이 말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영국이 나섰다.
지난 7일(현지 시간) 가디언·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영국 70여 개 기업이 6개월간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 실험에 들어갔다.
실험은 비영리단체 ‘주4일 글로벌’과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보스턴 대학 등 여러 연구진의 협력으로 기획됐다. 실험에 참여하는 기업은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신청을 받았다.
핵심은 ‘80:100:100’이다. 노동시간을 80%로 줄이면서 급여와 생산성은 100% 유지하는 게 목표다. 실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업무를 효율적인 방향으로 바꿔야만 한다.
가능하다면, 주 4일 근무는 기업의 타격 없이 직원들의 삶의 질과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개인의 삶과 노동의 균형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동시에 노동 시간을 줄임으로써 출퇴근 및 사무실 내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돌봄 비용 등 사회적 비용도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기업들이 단축된 업무시간과 결과물 중심의 근무 체계가 경쟁력의 하나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주최 측은 강조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보스턴 대학의 줄리엣 쇼어 사회학 교수는 “스트레스와 피로, 직업 및 삶의 만족도, 건강, 수면, 여행 등 직원들이 하루 더 쉬는 것이 직원들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험에 참여한 피쉬앤칩스 전문점 플래튼스(Platten‘s) 레스토랑 매니저 캘럼 하워드는 “직원들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함으로써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영국보다 먼저 주 4일제를 실험한 아이슬란드는 4년 동안 임금을 줄이지 않고 근무 시간을 단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수도 레이캬비크 시의회와 중앙 정부 주도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유치원 교사, 회사원, 사회복지사, 병원 종사자 등 다양한 노동자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했다.
당시 대부분 직군에서 생산성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했고, 노동자들은 스트레스를 더 적게 호소하는 등 “대단한 성공”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편 올해 말 스코틀랜드와 스페인에서도 정부 지원의 주 4일제 실험이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