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이 떨어져 거센 비판을 받았던 학교폭력 ‘멈춰!’가 의도치 않게 효과를 내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대책 매뉴얼’을 통해 “학교나 길거리에서 폭력이나 말다툼 장면을 보면 누구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멈춰!’라고 큰소리로 외친다. 멈추지 않으면 117(학교폭력 신고센터)로 신고한다”라고 안내하며 ‘폭력 멈춰(STOP) 운동’을 제시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실효성이 전혀 없는 ‘탁상행정’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이후 온라인상에 유행처럼 퍼지기 시작해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멈춰!’가 밈이 되면서 정말로 학교폭력을 막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멈춰!’라는 구호가 가벼워지면서 곤란한 상황에서 장난처럼 외칠 수 있게 됐고, 그 말을 듣고도 계속 화를 낸다거나 괴롭힘을 이어가면 오히려 눈치 없는 ‘진지충'(지나치게 진지한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어 일단 멈춘다는 것.
한 누리꾼은 “초등 고학년을 가르치는데 이거 진짜 효과가 있다”면서 “누가 싫은 행동할 때 한 명이라도 멈춰 시작하면 재밌어서 주변 애들도 다 한다. 그러면 정말 멈춰 있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어떤 방향으로든 도움이 돼서 다행이네”, “좋은 쪽으로 작용했다니 다행이다”, “의외의 순기능이네” 등 여러 반응을 보였다.
한편 ‘멈춰!’ 구호는 노르웨이에서 시작됐다. 1982년 올베우스라는 심리학자가 많은 연구와 실험 끝에 ‘Stand Up, Speak Out!’(일어나서 외쳐라!)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 프로그램과 다르게 ‘멈춰!’라고 소리치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들 사이에 어떻게 위계가 생기는지, 강한 자가 약한 아이를 어떻게 조종과 통제를 하는지 눈높이에 맞게 교육을 우선 진행한다. 그 이후에 최종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멈춰!’다.
실제로 노르웨이에서는 ‘올베우스 프로그램’이 도입됐을 당시 2년 동안 학교폭력 신고 건수가 약 30~5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