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박쥐가 옮긴 또 다른 전염병, 치사율 75% ‘니파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By 김우성

인도에서 치명적인 전염병니파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어 현지 보건당국이 비상이다.

지난 5일(현지 시간) 인도 남부 케랄라주 보건 당국은 12세 소년 모하메드 하심이 니파 바이러스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케릴라주 비나 조지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하심과 접촉했던 8명의 1차 접촉자들의 샘플 검사 결과 다행히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지난 5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케랄라주 코지코드에서 방역복을 입은 인부들이 뇌염을 유발하는 전염병 니파 바이러스(Nipah Virus)로 사망한 모하메드 하심(12)의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 이송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도 보건 당국은 하심과 밀접 접촉한 30명을 격리하고,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251명에 대한 추적 감시를 하고 있다.

당국은 밀접 접촉자는 물론이고, 감염 우려자의 샘플까지 채취해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보건 당국이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니파 바이러스가 사람과 동물이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인수 공통 감염병’인 데다가, 치사율이 최대 75%에 달하기 때문.

니파 바이러스는 1998년 말레이시아 니파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1년 동안 말레이시아에서만 100여 명의 사망자를 냈다.

잠복기는 5일~14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은 초기에는 고열, 두통, 어지러움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앓다가 갑자기 뇌염 증상이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뇌염과 발작이 발생하며 24시간~48시간 이내에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니파 바이러스를 옮기는 과일박쥐. / 연합뉴스

아직 백신이 없어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증상 치료만 가능하다.

초기에는 돼지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생각됐으나 이후 과일박쥐가 바이러스의 숙주로 추정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2001년, 2007년에 웨스트뱅골주에서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50명 이상 숨졌다.

2018년에는 케랄라주에서 니파 바이러스로 17명이 사망했다.

2019년 6월에는 케랄라주의 대학생 1명이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받았고, 수백 명의 접촉자가 추적 감시를 받았다.

2019년 6월 케랄라주에서 니파 바이러스 발생 당시 검역하는 모습.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