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일 당국은 이태원역 근처 한 건물에 임시영안소를 차리고 시신들을 안치했다.
그런데 이곳으로 옮겨진 사람 중 뒤늦게 맥박이 확인돼 급히 심폐소생술(CPR)을 한 사례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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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SBS 뉴스는 지난 10월 30일 0시 15분께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보디캠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참사 현장 바로 옆 상가 1층 공실에 차려진 임시영안소에서 한 소방대원이 다급히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장을 지휘하던 한 소방대원은 “지금 있어? 맥박?”이라고 물었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던 소방대원은 “아까 맥박이 한 번 뛰었거든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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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뛰었어?”라고 다시 묻자, 해당 소방대원은 “네, 혹시나 해서”라고 말했다.
질문을 이어가던 소방대원은 “그럼 (심폐소생술) 해. 여기다 조명등 하나 더 밝혀야 하는 거 아냐? 큰 거로 해서”라고 말했다.
영상대로라면 생존자가 사망하지 않은 상태로 시신들과 함께 임시 안치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극도의 혼란 속에서 생존자 구조, 분류, 이송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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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방청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소방청에 따르면 영상 속의 이송자는 재난 의료지원팀(DMAT)이 지연환자(사망 판정)로 분류한 뒤 현장 안치하던 사망자였다.
용산소방서 소속 구조대원이 사망자를 임시영안소로 옮겨 바닥에 내려놓는 순간, 동료 대원의 숨소리를 사망자 숨소리로 혼동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는 게 소방청의 설명이다.
소방청은 맥박 또한 측정 과정에서 구조대원 본인의 맥박을 느낀 것을 오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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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구급대원에게 심전도 리듬을 측정하게 했고, 측정 결과 무수축(리듬 없음)으로 확인돼 심폐소생술을 중단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도 참사 직후 응급의료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