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내년 핼러윈에도 이태원에 가겠다”라고 밝혔다.
지난 28일 CBS라디오 특집 ‘마음을 연결하다’에는 한 달전,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었던 김초롱(33)씨가 출연했다.
그는 방송 출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렵고 무서운 감정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참사 이후 트라우마를 겪으며 힘들어했던 그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김 씨는 “지금도 아주 많이 진정된 상태는 아니긴 하지만 (상담이) 되게 많이 도움이 됐다”라며 “주변이나 인터넷에서 쏟아져 나오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런 멘트들은 그냥 으레 형식적으로 하는 말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위로가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심한 자책에 시달렸다고도 털어 털어놨다.
참사 현장에 2~3시간 정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정확히 몰랐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 뉴스를 통해 자신이 어떤 현장에 있었는지를 깨닫자 ‘가지 말걸’이라는 자책과 죄책감이 어마어마하게 몰려왔다.
그랬던 그가 SNS에 ‘내년에도 이태원에 가야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김씨는 이와 관련해 “이태원은 젊은 세대한테 의미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한국은) 조금만 튀어도 손가락질하는 사회인데 유일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이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특히 핼러윈은 그래도 되는, 그러니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게 좋았다). 참사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태원이 잘못한 게, 핼러윈이 잘못한 게 없다. 거기 참여하려고 나온 세대도 아무도 잘못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태원 거리가 죽었다. 잘못한 사람들은 이 사람들이 아닌데 왜 여기가 이렇게 어둠으로 바뀌어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는 더 여기서 밥을 먹고, 소비하고, 내년에도 다시 여기에 와서 원래대로 나의 일상을 즐기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잘 사셨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행복하게 느끼는 것 많이 하고 많이 놀러 다니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청취자들에게는 “그냥 우리 서로 많이 아껴주고 사랑하는 그런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좀 더 우리 서로 다정하게 해주면 안 될까요?”라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