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대참사’로 재조명 받는 ’CPR’ 방법 총정리… “생명 살리기 위해 배울래요”

By 연유선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30일 오전 6시30분 현재 사망 149명·중상 19명·경상 57명 등 2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추가적인 사상을 막을 수 있던 것은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와 경찰, 시민들의 심폐소생술(CPR, Cardio Pulmonary Resuscitation)이었다.

대한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혈액 공급이 4-5분만 중단돼도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심폐소생술은 심장이 마비된 상태에서도 혈액을 순환시켜, 뇌의 손상을 지연시키고 심장이 마비 상태로부터 회복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대한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심장마비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게 되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장마비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

또 의료인들은 전문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심정지 환자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연합뉴스

CPR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한다.

1. 주변에 위험물이 있는지 확인한다

환자를 소생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폐소생술을 행하는 자의 안전이 확보가 되어야 한다. 실제로 천재지변이나 도로변 사고의 경우 2차사고로 자기 자신도 다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신경 써야 한다.

2. 환자가 의식이 있는지(맥박과 호흡) 확인한다.

2단계는 구조자의 의식과 호흡을 확인하고 정확한 신고 등을 진행한다. 구조자의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한 뒤 손바닥과 눈으로 코와 입, 가슴, 복부 등을 살펴보며 호흡이 있는지 파악한다.

호흡과 의식이 없다면 즉각 주변에 심장충격기와 119 신고를 요청해야 한다. 이때 주변에 있는 사람을 정확하게 지목해 빨리 신고가 이뤄지도록 조치해야 한다. 신고를 접수한 구급상황(상담)요원은 전화를 스피커폰 상태로 전환시킨 뒤에 신고자가 심정지 상태를 확인하고 가슴압박 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때 외상이 의심된다면 2차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로 흔들지 말아야 한다.

최근 지침에는 인공호흡이 빠졌다 /삼성서울병원

(중요)3. 평평하고 딱딱한 바닥에 환자를 반듯하게 눕혀 가슴압박을 실시한다.

과거엔 기도확보부터 진행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최근 지침에는 가슴압박부터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익수 환자의 경우엔 여전히 기도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인 목격자는 지체 없이 가슴압박 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구조자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양손 깍지를 낀 다음 손바닥 뒤꿈치로 가슴 정중앙을 5㎝ 깊이로 누른다. 이때 팔꿈치는 굽히지 않고, 팔을 편 상태로 분당 100회 이상 속도로 누른다.

분당 100회는 어느 정도 속도일까. 누구나 알고 있는 애국가에 맞추면 의외로 잘 맞는다. 다만 동해물과 백두산이~ 노래를 부를 때 ‘동’ 은 한박자 넘기고 ‘해물과 백두산이~’부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에에’ 로 끝내면 30회 1세트가 딱 맞는다. 다만 ‘길이 보전하세’ 부분의 ‘세’는 3박자로 늘려 부르는 것이 핵심이다.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양팔을 쭉 편 상태로 체중을 실어서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가슴을 압박한다. 가슴을 누른 후에는 가슴이 이전 모양으로 올라올 수 있도록 압박한 손을 충분히 위로 들어올려 주어야 한다. 이 때 손을 가슴에서 떼지 않도록 한다.

흉골과 늑골은 심장과 폐라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 둘을 보호하고 있는 구조이며 엄청나게 튼튼하다. 이 흉곽을 5~6cm나 눌러야 하니 갈비뼈를 부러뜨릴 각오로 팔 힘이 아닌 모든 체중을 실어 박력 있게 누른다

실제로 성인 남성이 몇 분 만에 지쳐서 나가떨어질 수준이다. 만약 별로 힘들지 않다면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석대로 CPR을 하면 체력 소모가 극심하기 때문에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있다면 서로 교대로 바꿔가면서 CPR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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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환자 상태를 확인하며 이후 30회의 가슴압박과 2회의 인공호흡을 반복한다.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던 중에 환자가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면, 호흡도 회복되었는지 확인한다. 호흡이 회복되었다면,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혀 기도(숨길)가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그 후 환자의 반응과 호흡을 관찰해야 한다. 환자의 반응과 정상적인 호흡이 없어진다면 심정지가 재발한 것이므로 신속히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다시 시작한다.

심폐소생술은 환자의 자발적인 호흡이 돌아오거나,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해서 환자를 인수받을 때까지 실시한다.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가 아니다.

30회+2회를 한 세트로 봤을 때, 5세트가 되면 보통 교대한다. 만약 대신해줄 사람이 없는데 휴식이 필요하다면 10초 이내에 반드시 다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