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나 설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명절 선물세트다.
과거에는 쌀과 달걀 같은 식료품과 조미료를 주고받았다.
70년대는 비누나 치약 같은 생필품이, 80년대부터는 한우나 전복, 굴비 같은 고급 식자재가 인기를 끌었다.
이후 백화점 상품권이나 건강식품 등으로 품목이 다양해졌다.
그런데 올 추석, 무섭게 뜨고 있는 선물이 바로 과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샤인머스캣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샤인머스캣 선물세트가 본격적으로 등장했을 당시 비중은 전체 과일 매출의 0.8%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7.3%로 2년 만에 9배 이상 높아졌고, 올 추석에는 매출 비중이 10%를 넘어설 거란 전망도 나온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샤인머스캣을 선물 받았다는 이들의 후기가 넘쳐나고 있다.
실제 인스타그램에서도 #추석과일을 검색해보면 샤인머스캣을 찍은 사진이 다수를 차지한다.
샤인머스캣은 어떻게 이번 추석을 평정하게 된 걸까.
우선 일반포도보다 단맛이 강하다.
샤인머스캣은 17~20브릭스로 캠벨 포도나 거봉(평균 14~16브릭스)보다 평균적으로 당도가 높다.
특유의 사각거리는 식감과 특유의 향도 인기 비결이다.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어 편한 데다 고급스러운 외형도 인기에 한몫했다.
무엇보다 로열티를 주지 않아도 되는 우리나라 고유(?)의 과일이라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사실 샤인머스캣은 1988년 일본에서 처음 개발됐다.
그런데 웬일인지 일본은 품종 등록을 망설였고, 2006년 자국에만 등록했다.
그해 샤인머스캣 품종이 국내로 처음 들어왔다.
일본은 그때부터 6년 동안 샤인머스캣의 품종보호권을 주장하지 않았고, 2012년 국내 한 농가가 일본보다 먼저 샤인머스캣의 품종보호권을 취득했다.
덕분에 한국 농가는 로열티를 내지 않고도 기를 수 있게 됐고, 지금은 한국이 수출 규모·재배 면적에서 일본을 크게 앞선다.
이런 일에 자극받아 일본은 지난 4월 종묘법을 개정해 일본산 과일 품종의 해외 유출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