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올림픽, 사람들은 ‘금메달’이 아니라 ‘투혼’에 열광했다

By 이서현

금메달 6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 종합순위 16위.

지난 8일 막을 내린 도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받아든 성적이다.

종합 10위 목표에 한참 못 미치지만,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한국 선수단에 큰 박수를 보냈다.

승패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에게는 “제 가슴에는 이미 금메달” “고마워요”라고 응원했다.

‘필승’ 같은 응원보다 ‘도전’ ‘졌지만 잘 싸웠다’ 등의 스포츠 정신이 더 주목받았다.

이런 이유로 메달리스트보다 메달권 밖의 선수들이 더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는 여자 배구팀 | 연합뉴스

2016년 리우데자이네이루 올림픽 때 4강 진출에 실패해 ‘리우 역적’ 등의 비난을 받았던 여자배구 대표팀.

지난 8일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졌지만, 주장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전에 없이 뜨거운 찬사가 쏟아졌다.

높이뛰기에 출전해 한국신기록인 2m35를 넘어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은 밝은 표정으로 모든 순간을 즐기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결승선 통과 후 포옹하는 전웅태와 정진화 | 연합뉴스

남자 근대5종에서 4위를 기록한 정진화는 동메달을 목에 건 전웅태를 뜨겁게 안으며 가슴 뭉클한 동료애를 남겼다.

도쿄올림픽 기간 SNS에서는 ‘#가보자고’는 문구가 유행했다.

개인전 32강에서 탈락한 김제덕,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5위를 차지한 황선우, 스포츠클라이밍 결선에 올라 8위에 머문 서채현 등.

메달권 밖의 많은 선수에게 “가보자고”라는 응원이 잇따랐다.

여기에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이 있으니 져도 괜찮다는 격려가 담겼다.

김제덕 | 연합뉴스
서채현 | 연합뉴스

또 이 말은 준결승전·결승전 등 주요 승부처 경기마다 예외 없이 쓰였다.

승패보다 최선을 다했다면 끝난 게 아니라는 마음을 담은 응원이었다.

팬들은 이제 메달이 아니라 선수들이 그동안 흘린 땀과 눈물에 주목했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열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