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죽는구나 싶었을 때, 한 팔로 서로 물 먹여주며 버텼습니다”

By 김연진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어렵게 당시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생존자들은 함께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지난 2일 KBS 뉴스는 이태원 참사 생존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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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내와 데이트를 나섰던 김모 씨.

그는 “간만에 사람들 구경도 하고 놀기 위해 이태원으로 가게 됐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파에 몰리다 보니 어느 순간 ‘그 골목’에 갇히고 말았다.

그러다 사고가 벌어졌고, 그 상태로 한 시간 반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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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점점 희미해지려고 할 때 주변 상인들이 ‘생명수’를 건네줬다. 조금만 더 버텨달라는 간절한 마음에서였다.

김 씨는 “물을 따라서 이렇게 건네주시면, 팔이 닿는 분들끼리 서로 연결, 연결해서 한 모금씩 돌려 마시면서 버텼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압박은 더 심해졌고, 김 씨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라도 하기 위해 마지막 힘으로 전화를 시도할 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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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때, 김 씨 부부는 기적처럼 구조돼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김 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마치 다시 거기에 갇혀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냥 머릿속에 시간이 거기에 멈춰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또,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에게 자꾸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다른 생존자들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