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한 어린이 병원의 안타까운 모습이 전해졌다.
지난 26일 로이터통신은 아프간 수도 카불의 인디라 간디 어린이 병원에서 빚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아프간의 의료 서비스가 붕괴하면서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환자로 넘치는 상황이다.
인디라 간디 어린이 병원의 대기실도 인근 지역에서 찾아와 치료를 원하는 아기와 부모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중환자 병동에서는 아기 3명이 한 인큐베이터에 나란히 누워 치료를 받고 있다.
미숙아나 특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기가 혼자 써야 하는 기계이지만, 현재 병원에는 그럴 만한 여력이 없다.
일반 병실에서도 두 아기가 한 침대를 나눠 쓰기도 한다.
360병상을 갖춘 이 병원은 이미 450명을 입원시킨 상태라 추가 환자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오랜 내전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아프간 의료 시스템은 최근 ‘붕괴 수준’에 이르렀다.
탈레반이 20년 만에 다시 정권을 장악하면서 병원 운영을 지탱해주던 외국 원조가 끊어져 버린 것이다.
세계은행, 미국 국제개발처, 유럽연합(EU)은 2018년 7월부터 아프간 의료서비스 지원 프로젝트 ‘세하트만디'(Sehatmandi)를 통해 내년 6월까지 6억 달러(약 7천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탈레반 정권으로 교체됨과 동시에 이 프로젝트의 운영도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등에 예치된 아프간 중앙은행의 외화 90억 달러(10조5천억 원)가 동결된 채 풀리지 않으면서 국가 재원도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여기에 더해 의료진 상당수가 탈레반의 통치를 피해 해외로 탈출하면서 의료 인력까지 부족한 상황이다.
병원에 남은 의료진들은 오로지 사명감만으로 환자를 돌보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