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면 잔치가 열리는 마을이 있다. 바로 전체 인구가 5100명을 조금 넘는 충북 단양군 매포읍 이야기다.
단양군 매포읍사무소는 올해부터 마을에서 태어난 아이를 축하하기 위한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읍사무소는 지난 1월 초 ‘서준아 만나서 반가워, 매포읍민 모두 아이의 출생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2곳에 걸었다. 현수막에는 갓 태어난 서준이의 사진과 부모인 김동현·박은비씨 사진도 있다.
박은비씨(33)는 “읍사무소에 출생신고를 하고 나니 읍장님과 공무원분들이 꽃다발을 들고 찾아왔다”며 “마을 주민들도 서준이의 탄생을 축하해 주고 있다. 첫 아이 이후 15년 만에 얻은 귀한 아이인데 축복받는 기분이 든다”라고 말했다.
매포읍 기관단체장들도 아이가 태어나면 십시일반 돈을 모아 10만원 출산 축하금을 전달한다. 각 마을 이장들도 과일바구니나 꽃다발을 출산가정에 전달할 계획이다.
신협과 새마을금고, 농협 등 매포읍 금융기관들도 출산한 아이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통장에는 행운의 숫자인 ‘7’을 담아 7만원이 입금된다. 아이의 행운을 빌어주기 위해서다.
앞으로는 대형 전광판에도 출생 축하문을 송출할 계획이다.
아이 출산소식에 온 마을이 축하해 주는 이유는 매포읍 인구가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양군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매포읍 인구는 5107명이다. 10년 전인 2013년 매포읍 인구는 6580명으로 10년 사이 1473명이 감소했다.
마을에서 태어나는 아이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마을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12명이 전부였다. 한 달에 한 명꼴이다. 2021년에는 21명이 태어났다. 15일 현재 올해 태어난 신생아는 4명에 불과하다.
매포읍 관계자는 “시골마을 특성상 고령화 등으로 사망자가 많아지면서 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이가 태어났다는 소식은 가족들만의 경사가 아니라 온 마을의 경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