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 아들 때문에 한 아버지가 금쪽 상담소를 찾았다.
답답했던 아버지의 마음은 아들의 진짜 속마음을 들은 후 다시 한번 무너졌다.
지난 13일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는 은둔 생활 중인 금쪽이의 사연이 전해졌다.
고민을 의뢰한 아버지는 홀로 15살 아들과 7살 딸을 키우고 있었다.
아들은 교우관계는 물론 공부까지 잘하는 모범생이었고, 집에서도 애정 표현을 곧잘 하곤 했다.
하지만 그런 아들이 9개월째 마음의 문을 닫고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학교도 가지 않고, 방에서 종일 컴퓨터 게임이나 영상 시청으로 시간을 보냈다.
밥은 하루 한 끼만 먹고, 집에만 있다 보니 위생관리도 엉망이었다.
그나마 아무도 없을 때 화장실을 가려고 방 밖을 나서는 게 생활반경의 전부였다.
아버지는 집에 와서 그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순간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관찰 영상 속,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게임을 하는 아들을 지켜보다가 옷방을 찾았다.
장롱에 보관된 아내의 영정사진 앞에 선 아버지는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해야하지? 내가 너무 힘들다”라며 아이들 몰래 숨죽여 울었다.
평범했던 가족의 삶이 부서진 건, 지난해 4월 음주운전 차량에 아내가 목숨을 잃게 되면서부터였다.
당시 아내는 지인들과 함께 근처 공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변을 당했다.
딸도 함께 타고 있었는데 아내가 얼마나 소중히 보듬었는지, 주변 사람들은 골절이 되고 했지만 딸은 상처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였다고.
아들에게 방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아들은 “방 안이 제일 편하기도 하고 밖으로 나갔을 때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면 대처하기가 힘들다”며 “그래서 방 안에서 내가 항상 하는 것들을 하는 게 안정이 된다고 생각해서 방 안에만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밖에 있으면 사실 주변을 많이 보게 되는데 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며 “엄마랑 같이 가자고 했던 곳이나 많이 갔던 곳에 가면 엄마 생각이 많이 나”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엄마로 가득했던 세상이었는데, 엄마가 없는 세상을 마주하기가 힘들었다는 고백이었다.
아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마음도 물었다.
아들은 “아빠는 나한테 힘들어도 잘해주시는데 나는 항상 받기만 하고 해드린 게 없어서 죄송하다”라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아들의 입에서 나온 예상치 못한 답변에 아버지는 오열했고, 그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다며 미안해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썼고, 아들은 용기를 내 일상을 다시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들에 대해 “엄마를 잃은 고통으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인 것 같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부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형돈은 “너무 죄송스러운 말씀일 수도 있는데 사실 그런(음주운전 사고) 뉴스들을 보면서 그냥 무심하게 흘려 넘긴 것 같다. 그로 인해서 이렇게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을 거라는 건 상상도 못했다”고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