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통 덮개 때문에 IQ 30 앵무새와 ‘두뇌 전쟁’ 중인 호주 사람들

By 이현주

개체수가 워낙 많고 도시 적응력이 강해, 국내에서는 ‘호주 비둘기’라고도 불리는 큰 유황앵무.

평균 아이큐가 30 정도로 새 중에서 지능이 높은 편이다.

최근 호주 시드니에서는 큰 유황앵무와 인간들 간의 두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유튜브 ‘AFP News Agency’

12일(현지 시각)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의 연구팀은 시드니 남부에서 음식물 쓰레기통을 헤집는 큰 유황앵무와 이를 막으려는 주민 간의 창과 방패 싸움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커런트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실렸다.

연구에 따르면 큰 유황앵무는 부리를 이용해 쓰레기통 덮개를 들어 올린 뒤 다리까지 동원해 능숙하게 열어젖힌다.

한 마리가 쓰레기통 덮개를 열면 주변의 앵무들이 떼로 달려들어 주변을 어지럽히는 바람에 주민들은 골머리를 앓았다.

유튜브 ‘AFP News Agency’
유튜브 ‘AFP News Agency’

이에 주민들은 큰 돌이나 벽돌, 생수병 등 무거운 물체를 쓰레기통 덮개 위에 올려놓거나 경첩 부분에 신발 등을 끼워 넣는 등 덮개가 열리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문제해결 능력이 침팬지를 뛰어넘는 수준인 큰유황앵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쓰레기통을 완전히 봉쇄하는 방법도 있지만, 수거 차량이 통을 거꾸로 뒤집었을 때 덮개가 쉽게 열려야 하므로 주민들 고민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어떻게든 쓰레기통 덮개를 열어젖히려는 새와 그런 새들을 쫓기 위한 인간들 사이 치열한 두뇌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유튜브 ‘AFP News Agency’

큰 유황앵무가 이렇게 쓰레기통 덮개에 집착하는 이유는 음식물 쓰레기를 섭취하기 위해서다.

특히, 쓰레기통에 버려진 빵과 과일을 즐겨 섭취한다고 알려졌다.

큰 유황앵무는 동료들이 쓰레기통을 여는 방법을 관찰하면서 서로 요령을 익히기까지 했다.

큰 유황앵무가 덮개를 열지못하게 생수병으로 묶어논 주민들 | 막스 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제공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이 치열한 두뇌 싸움에서 누가 이길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도시가 확장하면서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 상호작용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인간과 삶을 공유하는 동물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더 인내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