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이라는 것이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됐다.
남녀관계와 노사, 지역 간의 관계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가 공평이지만 무엇이 공평함인가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기계적인 공평함을 추구하다 결혼생활의 위기를 맞은 부부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사연은 지난 8월 JTBC 시사프로그램 ‘사건반장’을 통해 소개된 것으로, 결혼 2년 차 부부의 이야기였다.
임신한 김씨는 안정기에 접어들 4개월 무렵 유산을 하게 됐고, 아이를 잃은 슬픔에 우울증까지 왔다.
입덧이 심할 때도 꿋꿋하게 회사에 나갔고 출산 직전까지 회사를 다닐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산의 슬픔에 더해 갑상선 항진증까지 걸리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1년 휴직했다.
그런데 평소 공평을 주장하던 남편은 이 기간에도 생활비를 똑같이 분담하자고 했다.
이 기간 동안 친청에서 경제적 도움을 받고 적금까지 깨면서 김씨는 생활비를 공동 부담했다.
힘든 시기였지만, 두 사람은 다시 아이를 가져보자며 서로를 다독였다.
김씨는 쉬는 동안 집안일을 도맡았고,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1년 후, 몸과 마음을 회복한 김씨는 회사에 복직했다.
그런데 김씨가 복직하고 2달 후, 부서가 바뀐 남편이 상사와 사사건건 부딪히며 회사를 그만뒀다.
남편은 퇴직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면서 새 직장을 알아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2달 동안 구직활동이나 집안일도 하지 않고, 내내 TV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만 했다.
남편은 “나도 공평하게 1년 동안 쉬겠다”고 통보하며 줄곧 공평을 외쳤다.
김씨가 휴직하는 동안 자신도 아무 말하지 않았으니 공평하게 잔소리하지 말라고 했다.
또 집안일 또한 공평하게 김씨가 퇴근하면 같이 하자고 우겼다.
김씨는 “유산으로 어쩔 수 없이 쉬게 된 사정이 있는데도 계속 공평을 찾는 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하며 이런 것도 이혼사유가 되는지 물었다.
백성문 변호사는 “아직 이혼사유는 안 되지만 이런 남자와는 헤어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훈 변호사 역시 “이혼사유로 보기는 어렵다”라며 “(남편이) 게으르고 핑계 대는 것처럼 보인다. 정신 좀 차리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지금은 아닐지 몰라도 김씨가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데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