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의 한 교수가 예비군 훈련 때문에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남학생들을 ‘0점’ 처리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지난 2일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0점 처리 너무한거 아니야?’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글에 따르면 최근 공과대학 A교수는 2학기 수업을 진행하며 사전 공지 없이 퀴즈 시험을 봤다.
문제는 이날 다수의 학생이 예비군 훈련에 참석하느라 시험에 응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작성자는 “오늘 퀴즈 볼 지 알려준 것도 아닌데 어떻게 예비군 일정을 바꾸냐”라며 “보니까 36명이나 결석했는데”라고 하소연했다.
A교수의 행동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현행 예비군법 제10조 2항에는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의 장은 예비군대원으로 동원되거나 훈련을 받는 학생에 대하여 그 기간을 결석으로 처리하거나 그 동원이나 훈련을 이유로 불리하게 처우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어길 시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학생들의 반발에도 A교수는 원칙대로 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A교수의 해명글을 보면 그는 “법이 존재하는 지도 몰랐고 공정한 사유가 되는지 판단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퀴즈는 선공지 하지 않으며, 유고 결석 포함해 미응시 경우 0점 처리한다는 것을 학기 첫 시간에 분명히 공지했다고 언급했다.
학생들이나 학교 측에서도 예비군 일정과 관련해 어떤 사전 공지도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A교수는 예비군 훈련 참석 학생의 사정을 봐주는 게 다른 학생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같은 내용으로 퀴즈를 보는 건 문제 유출 등의 문제가 있고 리포트나 다른 퀴즈로 대체하더라도 동일한 난이도와 평가체계가 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다만, 공정한 대체 방법이 없다고 판단해 이 같이 공지했지만 학교 측에서 공정한 대체 방식을 제시하면 성적을 수정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은 예비군법 위반 소지 등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이날 재시험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