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수단에서 구호·의료·선교 활동을 펼치다 선종한 고 이태석 신부의 두 제자가 한국 전문의 시험에 합격했다.
23일 학교법인 인제학원의 인제대 백병원은 2024년 제67차 전문의 자격시험 결과 2727명의 신규 전문의가 배출됐으며, 합격자 중에는 이태석 신부의 제자인 토마스 타반 아콧(이하 토마스)과 존 마옌 루벤(이하 존)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두 제자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고 의학 공부를 통해 의사가 될 수 있었던 모든 것들이 이태석 신부님 덕분”이라며 “더불어 전공의 수련에 어려움 없이 임할 수 있게 도와준 인제대학교 백병원 교직원분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태석 신부의 권유로 한국에서 의사가 되는 길을 걷게 된 아콧과 루벤은 2009년 수단어린이장학회의 도움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이들이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태석 신부는 대장암으로 숨졌다.
두 제자는 의사가 돼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꿈과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지난 2012년 이태석 신부의 모교인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이들은 타국에서 어학과 의학을 함께 공부하며 인제대에서 전액 장학금으로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지원받으며 공부했다. 토마스와 존은 각각 83회와 84회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 의사가 됐다.
이후 인제대 부산백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마쳤다. 토마스는 인제대 상계백병원 외과, 존은 인제대 부산백병원 내과에서 레지던트로 수련받아 올해 전문의 시험에 합격했다.
토마스는 더 많은 수술을 배워 외과 의사의 경험을 쌓기 위해 인제대 상계백병원에서 전임의(펠로) 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존도 인제대 부산백병원에서 전임의 과정을 마친 뒤 남수단으로 돌아가 의료 활동과 함께 후배 의사를 양성하는 일을 할 계획이다.
한편, 남수단의 돈 보스코로 불린 이태석 신부는 1987년 인제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됐다. 이후 살레시오회에 입회하여 사제의 길을 선택한 뒤 2001년 아프리카 남수단의 오지 톤즈로 건너가 병실 12개짜리 병원과 학교, 기숙사를 짓고 구호, 의료, 선교 활동을 이어가던 중 2010년 대장암으로 48세 나이로 선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