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잃은 운전자의 버스가 고속도로 졸음쉼터로 질주하던 순간 나타난 영웅

By 이현주

일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 운전기사가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가드레일을 연신 들이받으며 졸음 쉼터를 향해 질주하는 아찔한 상황.

뒤를 쫓아가던 동료 버스 운전기사가 고의 사고를 내서 추가 피해를 막았다.

YTN 뉴스

12일 충남경찰청, YTN 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쯤 충남 보령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버스끼리 부딪치는 사고가 났다.

상황은 이랬다.

사고 발생 15분 전인 오전 5시 45분경 대형 버스를 몰던 신모 씨(43)는 앞서가던 중형 버스가 가드레일을 긁으며 위태롭게 주행하는 것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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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버스가 졸음 쉼터로 향하자 휴식 중인 사람이나 차들과 부딪힐까 걱정돼 일단 막아야겠다고 생각한 신 씨.

신 씨는 이 버스를 추월한 뒤 속도를 줄였고, 뒤따르던 버스는 신 씨의 차 뒷부분을 들이받고서야 멈출 수 있었다.

사고 여파로 버스들은 망가졌지만, 신 씨와 중형 버스 운전자 모두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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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씨가 곧바로 뒤차에 뛰어갔을 때 30대인 기사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신 씨의 기지로 목숨을 구한 기사는 병원 검사에서 뇌종양이 확인돼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받을 예정이다.

신 씨는 동료의 병을 알게 됐으니 이제 쾌유할 일만 남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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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신 씨의 차량 일부가 부서져 수리하는 동안은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래도 신 씨는 “차가 망가지는 것쯤이야 사람이 죽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라며 “‘무조건 세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본능처럼 추월했다. 나 아닌 누구라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아 했다.

경찰은 신 씨의 고의 사고 책임을 묻는 대신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