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돕겠다며 탈영한 해병대 병사를 잡으러 해병대 수사관(DP· 군무이탈 체포조)이 폴란드까지 출동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휴가 중 무단 출국한 해병대 병사 A씨의 인터뷰가 방송됐다.
해당 인터뷰는 사전 녹음된 것으로 폴란드를 거쳐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갔던 A씨는 폴란드에 체류 중임을 밝혔다.
그는 “외교부 쪽에서 대사관을 통해 (우크라이나 입국을) 막아달라고 요청을 했었나 본데 그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폴란드 국경을 거쳐 우크라이나까지) 갔다가 넘지 못했다”고 했다.
그의 귀국을 돕기 위해 대사관 직원들이 나서서 설득했지만 “제가 여기 온 목적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서였다”라며 입국 권유를 거부했다고.
평소 부사관을 희망한다는 이유로 해병대 용사에겐 최고 수치인 ‘기수 열외’ 조치 등 부조리를 당해 출국을 결심했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너무 힘들어 ‘선임이 나를 힘들게 한다’며 마음의 편지를 썼는데 부대는 경위서만 작성하게 하고, 간부들이 덮었다”며 “제가 숨 쉬는 자체가 욕을 먹을 이유였다”고 부대 내 가혹행위를 고발했다.
이어 “깜짝 놀란 게 여기까지 해병대 수사관이 찾아왔다”면서 “그렇게 부조리 같은 걸 신고해도 들은 체도 안 하던 사람들이 저 한 명 잡으러 빨리 와 깜짝 놀랐다”고 해병대의 무관심에 분개했다.
또 폴란드까지 온 DP와 “한 번 얘기는 했다”며 “이분들이 협박 아닌 협박, 계속 달래주는 척하면서 협박을 하는데 들어가도 자진 귀국할 것이고 제가 책임질 것이다”고 했다.
진행자가 “군인이기에 무슨 일을 당하면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가 될 수 있다”고 걱정하자 A씨는 “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포로로 잡힐 바에는 그냥 자폭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다”고 극단적 표현까지 사용했다.
해병대 모 부대 소속인 A씨는 휴가 중이던 지난 21일 폴란드로 출국한 뒤 우크라이나로 입국을 시도했지만, 국경검문소에서 거부됐다.
이후 우크라이나 측은 주폴란드 한국대사관 관계자에게 A씨를 인계하려 했지만, A씨가 이들과의 접촉을 거부하고 검문소를 이탈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3일 새벽 폴란드 국경검문소 건물을 떠난 A씨는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군과 외교당국은 현재 A씨의 행방을 추적하며 귀국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