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숨진 외국인 희생자를 고국으로 빨리 송환하기 위해 시신 처리 업체가 비용을 미리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6일 국내의 한 시신 처리·송환 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4시쯤 우즈베키스탄 대사관 측으로부터 의뢰 한 건을 받았다.
이태원 참사로 숨진 우즈베키스탄 국적 유학생 A씨를 빨리 고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
이슬람 문화권인 우즈베키스탄은 사망 후 3일 안에 장례 의식을 치르기 때문에 시신 송환이 시급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당시는 참사 직후여서 외국인 희생자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업체 측은 A씨가 생전 재학 중이던 인천대학교와 협의해 1,000만 원에 가까운 그의 시신 송환비를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대학교 행정 절차만 열흘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되자 이 업체는 지난달 31일 장례비와 비행기 삯 등 900여만 원을 미리 납부했다.
덕분에 A씨 시신은 지난 1일 오전 11시 비행기에 실려 고국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업체 대표인 의학박사 황규성(50) 씨는 “의뢰가 들어온 다음 날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숨 가쁘게 시신 처리와 서류 준비 작업을 했다”라며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숨진 고인을 고국으로 빨리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이었고 비용도 부담이 아니라 선납만 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인천대 측은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 지난 4일 이 업체에 비용 전액을 지불한 상태다.
외교부가 외국인 사망자에게 주는 지원금은 추후 인천대에 지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번 참사로 인한 외국인 사망자에게 내국인과 똑같이 장례비 최대 1,500만 원, 구호금 2,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