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실험실 우리에 갇혀 살았던 29살 침팬지가 처음으로 하늘을 보는 장면이 포착돼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 뉴욕포스트, NBC 등 외신은 30년 가까이 연구실 등에서 지낸 침팬지 ‘바닐라’가 보호소로 옮겨져 생애 처음으로 하늘을 봤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침팬지 보호소 ‘Save the Chimps’는 바닐라가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와 하늘을 처음 마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바닐라는 바깥 환경이 낯선 듯 문 앞에 앉아 잠시 망설인다. 이내 힘껏 뛰어 밖으로 나온 바닐라를 다른 침팬지 친구가 꼭 안아준다.
바닐라는 신기한 듯 동그란 눈으로 하늘을 쳐다본다. 입 모양은 마치 ‘우와’라고 하는 것 같다. 바닐라는 이후에도 여러 번 하늘을 올려다본다.
바닐라는 뉴욕의 악명 높은 영장류 실험 의학 및 수술 연구소(LEMSIP)에서 살아남은 침팬지다. 그동안 1.5m 남짓한 정사각형 형태의 우리에서 지냈다.
1997년 연구소가 문을 닫으면서 다른 곳으로 옮겨졌지만, 그곳에서도 차고 크기의 울타리 밖을 나가본 적이 없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지난해 바닐라는 침팬지 보호소로 옮겨졌다. 150에이커(약 18만 평)에 달하는 넓은 보호소에서 다른 침팬지 친구들과 함께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게 됐다.
영상에는 평생 어둡고 갑갑한 우리에 갇혀 있던 바닐라가 따뜻한 햇볕을 쬐며 자연을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침팬지 보호소 측은 “바닐라가 잘 정착하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자연을 탐험하고, 설치물에 올라가 새로운 세계를 만끽하는 모습”이라며 “다른 18마리의 침팬지와 장난도 치며 잘 지내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