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술을 받고 소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이를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부모가 우연히 녹화된 영상을 보고 오열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누리꾼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아 간 이식 수술을 받은 자신의 아이에게 “예쁘다”, “사랑한다” 등 다정한 말을 건네준 간호사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아이가 (지난해) 11월1일 간이식 수술을 하고 소아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 소식을 기다리는 제 마음은 ‘애가 탄다’는 표현으론 턱없이 부족했다. 코로나로 인해 면회가 불가능해져, PICU(소아집중치료실) 입원 한 달이 돼야만 짧은 면회가 가능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래서 (병원 측에) 카톡이 깔린 휴대폰 공기계를 전달해 드리고 아기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한 보호자들을 위해 담당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페이스톡을 해주셨다”면서 “처음에 의식이 흐릿할 때는 괜찮았는데 나중에 화면 속 엄마를 보고 너무 우는 탓에 그냥 사진과 영상만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다”라고 말했다.
수술 후 사흘이 지났을 무렵, A씨는 우연히 베이비 캠 앱에서 온 알람을 봤다.
A씨는 뭔가에 홀린 듯 앱을 켰고 화면 속에는 그토록 보고 싶던 아이가 있었다고 했다. 얼떨떨한 와중에 A씨는 아이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 화면 녹화 기능을 켰다.
그는 분명 앱을 종료시킨 뒤 휴대전화를 전달했는데, 아마 간호사가 휴대전화를 조작하던 중 실수로 앱이 켜진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런데 돌려 받은 휴대전화에 놀라운 장면이 촬영돼 있었다.
A씨가 공유한 영상에는 당시 간호사 B씨가 아이의 곁에서 이름을 부르며 “이거 기억 나?”, “이거 병동에 있었을 때인데”, “아빠 알아?”, “엄마 알아?”라며 수술 전 사진과 가족사진을 아이에게 보여주며 대화하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또 B씨는 “아빠랑 엄마가 빨리 나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대”, “너무 예쁘다”, “너무 귀엽다 진짜”, “아구 착해”, “사랑해” 등 끊임없이 아이에게 따뜻한 격려와 사랑이 담긴 말을 건넸다.
A씨는 “그날 밤 몇 분짜리 녹화된 영상을 수도 없이 돌려보며 참 많이도 울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사회 어딘가에선 의료진의 아동 학대, 의료사고 은폐 등 말도 안 되는 일도 일어난다. 평범한 아기 엄마로서 이런 일에 분노한다”면서도 “동시에 대다수의 존경스러운 의료진이 고통받는 작은 생명들을 위해 굳건한 사명감으로 몸을 갈아 넣어가며 일해주는 귀하고 훌륭한 모습에 감사드리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A씨는 “영상 속 간호사가 누구인지 몰라 (영상 공개를) 허락 받지 못했다. 영상을 공유하기까지 참 고민이 많았다”면서 “그럼에도 우리 선생님들께 소중한 자녀들을 믿고 맡기셔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다 올리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영상 속 간호사인 B씨는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중환자실 소속으로 알려졌다. 18일 서울 아산병원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화제가 된 간호사는 저희 병원 소속이 맞다”라고 확인했다.
간호사 B씨는 “영상에는 저의 목소리만 담겨있지만, 어린이병원 의료진 모두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면서 “아이들을 위해 항상 애쓰고 있는 모든 의료진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