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을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이 유상철의 묘소를 찾았다.
20년 전의 기억을 되새기던 히딩크는 유상철을 향해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19일 MBC ‘다큐 플렉스-그때 나도 거기 있었다 3부’에서는 유상철의 묘소를 찾은 히딩크 감독의 모습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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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은 지난 6월 ‘2002 월드컵’ 2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을 때, 유상철 묘소 방문을 위해 다큐플렉스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유상철의 사망 소식에 “정말 가슴이 아팠다”라며 “모든 선수가 용감했지만, 이 친구는 특별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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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특별했던 경기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며 2001년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 멕시코전을 언급했다.
유상철은 전반전에서 코가 부러졌고, 히딩크는 유상철을 교체하려고 했다.
그러자 유상철은 ‘제발, 감독님. 그러지 마세요. 저 경기 꼭 뛰고 싶어요’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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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는 “골절이 돼 아프고 위험한 상황인데도 계속 뛰면서 팀에 기여하고 싶어 했다”라며 “그런 게 그의 성격이었다”고 전했다.
결국 유상철은 후반까지 뛰었고, 헤딩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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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는 “유상철은 강한 선수였고, 항상 동료에게 힘을 북돋웠다. 당연히 난 모든 선수를 사랑했지만, 그는 정말 특별했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꽃다발을 안고 유상철의 묘소를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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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얼굴이 새겨진 비석을 물끄러미 바라본 그는 “좋다. 여기 참 좋은 곳이다. 친구, 저 멀리 세상 좀 봐.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라고 말했다.
이어 “너와 함께해서 너무 감사했다. 용감한 친구야, 고마웠다”라고 인사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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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올라운더형 선수로 평가받는다.
K리그와 J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보냈고, 2002년 월드컵에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참가하여 4강 진출에 기여했다.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하던 중 2019년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2021년에 4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