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은 4일 아닌가요?”
“심심한 사과? 앞으로 공지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 올리자”
최근 젊은이들의 문해력 논란을 일으킨 대표적인 단어들이다.
어른들은 걱정스러운 반응을 쏟아냈지만, 요즘 성인의 문해력 수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8월 EBS에서 방영된 ‘당신의 문해력+’에서는 가정통신문을 내보냈다가 부모님의 문의 전화를 수도 없이 받는다는 교사들의 일화가 소개됐다.
그 예를 열거하면 이렇다.
전학 가는 학생은 대출받은 교과서를 도서관 사서 선생님에게 반납하라고 통신문을 보내자 한 학부모는 교과서를 구입해서 반납했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에서 도서관을 빼고 ‘교과서를 구입해서 반납하라’는 뜻으로 이해한 것.
모형 햄버거 제작을 위해 찰흙이나 클레이를 준비하라고 안내했더니, 실제 햄버거 재료를 아이에게 줘서 보내기도 했다.
코로나 시기 비대면 수업을 위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방법을 적은 안내문을 보내자 일부는 ‘요즘 누가 줄글을 읽느냐.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보내라’고 항의했다.
교내에서 건강검진을 한다고 안내장을 내보냈더니,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냐는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현장학습을 갈 땐 준비물과 출발시간, 도착시간 등 아무리 자세히 적어서 안내해도 선생님들은 항상 ‘언제 도착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심지어 ‘중식 제공’이라는 문구에 “우리 애가 중국 음식을 싫어하는데 일방적으로 점심 메뉴를 결정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학교에 민원을 넣은 일도 있었다.
정말 이 정도일까 싶지만, 일선 교사들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부모들이 안내장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전화부터 하니, 한 교사는 자세한 설명 없이 필요한 정보만 적어서 보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학부모들도 할 말은 있다.
우선 가정으로 오는 통신문의 숫자가 너무 많고, 한자어나 행정 용어를 많이 쓴다는 것.
한 학부모는 “수업과 직접 관련 없는 교육청이나 학교 밖 단체가 보내는 통신문들이 많아 꼼꼼히 보지 않게 된다. 또 점심 제공이라고 쓸 수도 있는데 굳이 중식으로 쓰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1970년 국한문 혼용이 폐지된 이후 70년대생부터 한자어에 대한 이해도가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또 스마트폰 사용 등의 영향으로 긴 글을 차분히 읽는 능력이 낮아진 건 세대를 불문하고 벌어지는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