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과 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중고거래는 일상이 됐다.
중고거래는 이제 단순히 물건을 싸게 내놓고 사면서 돈을 아낀다는 의미를 넘어섰다.
사람들은 갖가지 사연이 담긴 물건을 구경하고, 온기를 주고받으며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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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없는 물건을 팔면서 해방감을 느끼거나, 원하던 물건을 싸게 사면서 소소한 성취감을 맛보는 이들도 많다.
팔기 애매한 물건을 때로 무료나눔이라는 형태로 그냥 주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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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 등장한 ‘매너손’을 두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매너손은 나눔을 받는 사람이 고마움에 주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쥐어주는 걸 말한다.
그런데 이걸 물건을 주는 사람이 먼저 요구하면서 무료 나눔의 의미가 퇴색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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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고거래할 때 매너손 드립 좀 어이없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글쓴이 A씨는 “맘카페 하면서 알게 된 건데 쓸모없는 거 ‘드림’한다면서 ‘매너손 원해요’라고 하거나 자기가 ‘드림’했는데 매너손 안했다고 욕하는 글을 종종 본다”라며 “그럼 그냥 교환이라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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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나눔을 받았던 B씨는 “나눔을 해주시는 분한테 ‘오실 때 매너손으로 오시면 감사하겠다”라는 연락을 받은 경험을 털어놨다.
매너손이 뭔지 모르겠다고 하자 상대방은 3만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상품권이 적당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B씨는 이를 보냈다고 한다.
B씨는 “그럼 처음부터 무료나눔이 아니라 3만원으로 제시하면 좋았을텐데 속이 좀 상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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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중고거래 무료나눔을 알리는 글에는 ‘매너손 원해요’ ‘매너손이면 좋겠다’라고 표시하거나, 매너손(과자 이름)을 지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두고 일부는 “개인적으로 과자 한 봉지라도 들고 가는 게 맞다고 본다” “편의점 음료나 아이 과자, 우유 한 팩 정도가 매너손으로 적당하다” 등 무료 나눔시 이런 걸 챙기는 게 매너라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많은 누리꾼은 “이럴 거면 그냥 파는 게 낫지” “나눔 받으면 답례로 먹을 것 챙기지만 매너손 달라고 적어놓는 건 너무 구질구질한데” “악수하자는 건 줄 알았네” “나는 공손하게 한 손 가슴에 올리고 전달하라는 건 줄” “나눔은 이용당했네” 등 매너손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