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3도에 빙판 호수 걷다 순식간에 빠진 중학생들…그때 나타난 구세주

By 이현주

전북 전주에서 중학생 2명이 빙판이 깨진 호수에 빠지는 사고가 났다.

생명이 위태롭던 순간, 근처에서 산책하던 한 남성이 구조에 나섰다.

이 남성은 전북 장수소방서 소속 김형학(42) 소방위였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9일 전북도교육청은 김형학 소방위에게 감사장과 감사패를 수여했다.

김 소방위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전주시 송천동 에코시티 내 세병호수에 빠진 중학생 2명을 구조했다.

사고 당일 마침 쉬는 날이었던 김 소방위는 세병공원에서 산책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호숫가 쪽에서 “살려달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YTN 뉴스 캡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간 김 소방위는 살얼음이 낀 호수 정중앙에 학생 두 명이 머리만 내민 채 빠져 있는 상황을 마주했다.

이에 김 소방위는 호숫가에 비치돼 있던 구명환을 던져 학생 한 명을 먼저 구했다.

잠시 뒤 약해진 호수 얼음이 깨지면서 김 소방위도 물에 빠지게 됐다.

YTN 뉴스 캡처

구조 전문가인 그는 혼자서 탈출은 가능했지만 남은 학생의 안전을 더 걱정했다.

김 소방위는 구조대가 올 때까지 구명환에 의지해 차가운 물 속에서 학생을 붙잡고 버텼다.

학생이 강추위에 저체온증에 걸릴까 봐 그는 몸을 밀착시켰다.

당시 전주의 낮 최저 기온은 영하 3도였다.

구조대원들이 호수에 빠진 중학생을 구조하는 모습 | 전주덕진소방서 제공

마침내 출동한 전주 덕진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이 김 소방위와 중학생을 건져냈다.

구조된 두 학생은 저체온증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빙판이 된 호수 위를 걷다가 얼음이 깨져 물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 소방위는 얼음에 찔려 오른쪽 다리에 찰과상을 입었지만, 그 외 별다른 증세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방위는 수여식에서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 물에 빠지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면서 “소방관으로서 위험에 빠진 생명을 구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