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아이 울음소리를 듣기 힘든 시대가 올지 모른다. 테슬라의 CEO이자 7남매의 아빠 일론 머스크가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걱정했을 정도다.
머스크는 SNS에 “한국이 홍콩과 함께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며 세계은행이 내놓은 2020년 국가별 출산율을 함께 공유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1인당 출산율은 0.84명으로, 전 세계 200개 나라 중 꼴찌다. 선진국 중에서 합계출산율이 한 명 아래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생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다.
OECD 평균은 1.61명인데, 2020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그 절반 수준인 0.84명에 그쳤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0.81명으로 더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2050년 서울 인구는 지금보다 25%가 줄고, 일부 지방 도시들은 30년 안에 15살에서 64살 사이의 일할 사람이 지금의 절반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심각하다.
일본의 합계 출산율은 2020년 기준 1.35명이고, 14억 인구 대국 중국은 지난해 출생률이 1949년 건국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싱가포르, 타이완도 30년 전과 비교하면 출산율이 상당히 떨어졌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에서 출산율이 낮은 나라들에서 3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미혼 출산율이 낮다는 것이다. 결혼하지 않으면 아이를 안 낳는다는 말이다.
서양권에서는 미혼 여성의 출산율이 30~60% 정도이지만, 한국과 일본 등은 2%에 불과하다. 법과 제도, 사회적 편견이 미혼 출산을 꺼리게 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두 번째는 비싼 교육비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사교육비가 23조 원에 달하고, 초·중·고등학생 4명 중 3명이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하이나 싱가포르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험 준비에 시달린다고 한다.
세 번째는 높은 집값이다.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글로벌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3분기 주택가격은 1년 전에 비해 23.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주요 56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의 저출산 문제는 취업부터 집값, 육아, 가사, 교육까지 다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1990년대부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15살 미만 어린이 인구가 41년 연속 줄었다.
산아제한 정책을 강력히 펼치던 중국 정부는 최근 세 자녀까지 허용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한편 ‘나라경제 5월호’에 실린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및 연구’에 따르면 ‘결혼 이후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20대의 비율은 지난 2015년 29.1%에서 2020년 52.4%로 23.3%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