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년간 영국을 통치해온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로 서거했다.
왕위는 여왕의 큰아들인 찰스 왕세자가 찰스 3세로 이어받는다.
찰스 3세는 대부분 사람들이 은퇴하고도 남을 나이인 74세가 되어서야 국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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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은 8일(현지 시각) 여왕이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
여왕은 예년처럼 밸모럴성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던 중이었다.
지난 6일까지만 해도 여왕은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신임 총리를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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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7일 오후 왕실은 여왕이 의료진의 휴식 권고로 저녁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8일 정오가 조금 지나자 의료진은 여왕의 건강이 염려스럽다고 발표했다.
이에 BBC는 정규 방송을 중단한 채 여왕 관련 소식을 생중계로 전했고, 전국이 숨을 죽이며 여왕의 병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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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왕세자를 비롯해 그의 부인 카밀리아 공작부인, 윌리엄 왕세손, 안나 공주 등 왕실 가족들도 속속 밸모럴성에 모여들었다.
여왕은 이날 오후 6시 30분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을 맞았다.
여왕의 장례식은 관례에 따라 열흘 간 추모 기간을 지낸 뒤 국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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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은 1952년 25살의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오른 뒤 영국의 군주와 영연방의 수장 자리를 지켜왔다.
올해는 즉위 70주년을 맞아 현존하는 세계 군주 가운데 최고령자로 기록되기도 했다.
여왕은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으나 국가 통합의 상징으로서 특히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의 단결을 끌어내는 데 기여했으며 이러한 역할로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