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새벽 2시’ 여성 혼자 조깅하는 광고 내보냈다가 사과한 삼성

By 이서현

삼성전자가 영국에서 새벽 2시에 혼자 조깅하는 여성이 등장하는 갤럭시 광고를 냈다가 비판받았다.

영국의 여러 매체가 ‘여성 안전에 둔감하다’며 이를 보도하고 나섰고, 삼성은 사과의 뜻을 밝혔다.

28일(현지시각) BBC 등 다수의 영국 매체는 최근 갤럭시 광고가 일부 여성 달리기 단체와 여성안전 관련 활동가들로부터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 유튜브

문제가 된 광고는 ‘올빼미족 사람들’이란 제목의 1분짜리 영상이다.

영상에서 한 여성은 새벽 2시에 일어나 갤럭시 버즈와 워치를 착용한 채 도시 이곳저곳을 달린다.

텅 빈 다리 위에서는 자전거를 탄 한 남성을 지나치기도 한다.

삼성 유튜브

해당 광고를 두고 영국의 여성안전 관련 단체 ‘거리를 되찾자’는 여성 안전에 무신경하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일례로 지난 1월 아일랜드에서 23세 여교사가 오후에 운하 주변 산책로를 혼자 달리다가 살해된 사건을 언급했다.

당시 영국 사회에서는 혼자 달리기하는 여성들의 안전에 관한 논의가 촉발됐다.

지난해 런던에서 귀가하던 30대 여성이 경찰관에 납치, 살해된 사건 이후 이 단체를 설립한 제이미 클링글러는 “광고를 만들 때 여성 의사결정권자가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삼성 유튜브

잡지 ‘여성의 달리기’ 에디터인 에스더 뉴먼은 BBC 라디오를 통해 “여성들은 그 시간에 달리지 않는다. 왜냐면 너무 무섭기 때문”이라며 “정말 충격적이다. 내 주변에 새벽 2시에 달리기할 여성은 없다. 더군다나 도시에서는 절대로 없다”고 말했다.

특히 광고 속 여성이 이어폰을 착용한 것에 주목하며 “내가 아는 대부분 여성은 달릴 때 이어폰을 쓰지 않는다. 낮에도 안전을 염려해 이어폰을 안 쓴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서도 비난이 쏟아지자 삼성은 BBC 라디오를 통해 “여성의 안전에 둔감한 의도는 결코 아니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올빼미족 광고는 개성과 언제든 운동할 수 있는 자유를 기린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