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계곡 익사 사건’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아내 이은해(31)씨와 공범 조현수(30)씨에 대한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 고(故) 윤모(사고 당시 39세)씨가 생전 아내 이씨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윤씨와 이씨가 주고받은 이 메시지는 지난 2020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해당 사건을 다루면서 공개했던 것이다.
지난달 30일 인천지검 형사2부가 윤씨 살해 혐의로 아내 이씨와 공범 조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한다고 발표하면서, 이 대화 내용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회자되고 있다.
공개된 대화 내용을 보면 윤씨가 얼마나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윤씨가 신혼집을 마련했음에도 이씨는 여러 이유를 들어 별거를 지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경제권이 이씨에게 있었기에 윤씨는 반지하를 전전하며 생활했다.
메시지에서 윤씨는 “전기가 곧 끊긴대서 3만8,000원만 보내줘. 한 달 밀린 거 아니고 3개월치야. 전기세 좀 도와주라”, “신발이 찢어져서 창피해. 돈 들어오면 운동화 좀 사줘” 등 아내 이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또 “나 너무 배고파. 안경도 사고 싶고, 운동화도 사고 싶고, 라면 살 돈도 없어”, “월급 탄 거 다 보내고 돈이 하나도 없어. 1만 원만 입금해줘. 편의점에서 도시락 하나랑 생수랑 사 먹으려고. 돈 빌릴 곳이 없어 진짜야”라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윤씨는 자신의 말이 진짜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아내 이씨에게 잔액이 ‘0원’인 통장 잔고를 캡처해서 보내거나, 찢어져 너덜너덜해진 운동화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는 “사건 1년 뒤 (윤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것”이라며 “안경이 망가졌는데 (아내 이씨가) 안 사줘서 한 달 동안 안경 없이 지내다가 결국 친구가 사줬다고 한다. 친구에게 미안해 가장 저렴한 3만 원짜리 안경을 샀다”고 설명했다.
사실 윤씨는 당시 한 기업에서 15년간 일한 연구원으로, 6,0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었다.
결혼 전에는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지냈던 그는 사망 무렵 개인 회생까지 신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누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15년간 직장 생활을 열심히 했음에도 잔고 하나 없이 동생 앞으로 많은 빚만 남겨졌다. 퇴직금마저 없다고 한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내연관계로 알려진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 가평 용소계곡에서 윤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두 사람은 윤씨가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기초장비 없이 윤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하고 구조요청을 묵살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가입된 생명 보험금 8억 원을 받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씨는 윤씨 사망 후 5개월 뒤 보험회사에 생명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3일 첫 검찰 조사를 마친 뒤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