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유)의 ‘팬 휴대폰 파손’ 사건 여파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영국 경찰은 문제가 된 사건 영상을 입수해 조사에 착수했고, 현지에서는 호날두에게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호날두는 지난 9일(한국시각)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팬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
이날 호날두는 맨유 원톱으로 나섰지만 득점 없이 슈팅 2개에 그쳤고, 맨유는 0-1로 패배했다.
이후 라커룸으로 향하던 그는 자신의 사진을 찍던 팬의 손을 분풀이하듯 때렸다.
팬이 들고 있던 휴대전화는 바닥에 떨어지면서 액정이 완전히 박살 났다.
당시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다.
특히 해당 팬이 자폐증을 앓는 14세 미성년자였고, 손등에 상당한 크기의 푸른 멍이 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거세졌다.
호날두는 11일 인스타그램에 “오늘 제가 (감정적으로) 폭발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라며 “가능하다면 피해자를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경기에 초대해 스포츠맨십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호날두의 사과에도 여론은 나아지지 않았고, 선수들까지 호날두의 행동을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호날두는 사과문을 올린 지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며 미소 짓는 사진을 게재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 못하는 듯 태연한 모습은 공분을 더 키웠다.
소년 팬도 그토록 보고 싶었던 슈퍼스타의 맨유 홈 경기 초청을 거절했다.
소년의 어머니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사과는 나를 오히려 더 화나게 했다. 무례했다. 모든 사람을 상대로 하는 사과는 하지 않은 것과 같다. 사과는 소셜미디어에 올릴 일이 아니라 내 아들에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어느 나라보다 아동학대를 엄격하게 다스린다.
영국법상 피해자가 15세 이하이며 피해자에게 ‘심각한 신체적 상해’가 발생한 경우 일반적인 폭행 대신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아동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힌 혐의가 인정되면 최장 징역 10년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이 호날두에게 단순 폭행 외 다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지는 알려진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