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손자 구하려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파도에 휩쓸려 숨진 할아버지

By 이현주

바다에 빠진 어린 손자를 구하려던 할아버지가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일 강원도소방본부와 속초해경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20분경 강원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해수욕장에서 A 씨(71)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고성 아야진해수욕장 | 연합뉴스

A 씨는 20분 만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당시 소방 당국에는 ‘아이와 할아버지가 바다에 빠졌다’, ‘다른 사람이 구조하러 가는 중이다. 구명조끼나 튜브가 없다’ 등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받은 119가 현장에 출동했을 때 A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구조돼 바다 밖으로 나온 상태였다.

그러나 의식과 호흡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 연합뉴스

A 씨는 가족들과 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던 중 파도에 떠밀린 손자를 구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는 무사히 구조돼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고성을 비롯한 동해안에는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백사장으로 강하게 밀려오고, 방파제와 갯바위를 넘기도 했다.

속초해경은 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 연합뉴스

한편, 지난 21일 동해안 해수욕장 83곳 중 강릉 16곳, 고성 28곳, 삼척 9곳, 양양 21곳 등 80곳 해수욕장이 폐장했다.

해수욕장 대부분이 문을 닫으면서 안전요원이 없는 해변에서의 물놀이 사고도 우려된다.

성수기를 피해 늦은 휴가를 오는 피서객들은 구명조끼 등의 안전 장비를 반드시 구비하고 수심이 깊은 곳이나 파도가 심하게 치는 곳에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