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들에게 특정 종교를 교육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8일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경기 오산시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원장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학부모 동의 없이 원아들에게 자신이 믿는 종교를 교육해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어느 날부터 ‘죽음’, ‘지옥’ 같은, 아이들이 뱉기 힘든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YTN에서 공개한 제보 영상에 따르면 한 아이는 엄마에게 “엄마, 커피 많이 마시면 지옥 가”라고 말했다. 놀란 엄마가 ‘그걸 누가 알려줬느냐’라고 묻자 아이는 “원장 선생님”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아이는 “선생님이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원장이 아이들에게 종교 교육을 받은 사실을 부모님에게 말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킨 것이다.
학부모들이 어린이집에 찾아가서 추궁하자 원장은 매주 종교 교육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해당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한 교사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원장이 이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원장 A 씨는 경기 성남시 한 교회 신도로 알려졌다. 해당 교회는 주요 교단들로부터 ‘이단’, ‘사이비’라고 규정된 곳이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종교 수업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동 학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어린이집 내부를 촬영한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의견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