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상한 낙서가 연이어 발견돼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푸른색 혹은 검은색 낙서는 아파트 내 놀이터, 조형물, 안내문, 벽면뿐만 아니라 상가 남자 화장실에도 발견됐다.
어딘가를 가리키는 듯한 화살표 모양의 표식이 특징이다.
문제의 낙서는 10대 소년이 호기심에 그린 ‘그라피티’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라피티란 길거리 벽면에 낙서처럼 그리거나 페인트를 분무기로 내뿜어서 그리는 그림이다.
30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10대 A 군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 군은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수원시 권선구의 7천여 세대 규모 아파트 일대에 정체불명의 낙서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낙서는 대부분 유성 매직펜과 래커 스프레이 등으로 쓰여 있어 지우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단지 20여 곳에 괴낙서가 연달아 발견되자 주민들 사이에서 ‘범죄 표식이나 종교적 암시가 아니냐’라는 의문과 함께 불안감이 고조됐다.
낙서 모양은 초반에는 작은 사인 형태였다가 화살표 등의 표식이 추가되고 크기도 점점 더 커졌다.
주민들 민원이 속출하자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지난 22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방범 카메라 분석을 통해 모자를 쓴 남성이 낙서한 뒤 현장을 떠나는 모습을 포착하면서 용의자 신원 파악에 나섰다.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A 군 부모는 29일 A 군을 데리고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받았다.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을 통해 그라피티를 알게 되었고 호기심에 비슷한 문양을 이곳저곳에 그렸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 조사를 마치는 대로 A 군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낙서 피해를 본 아파트 측은 범인이 잡히면 시설물 원상 복구 비용을 사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법률전문가들에 따르면 타인 소유 건물 벽면에 낙서나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재물손괴에 해당해 3년 이하의 법정형이 선고되거나 7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