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핑 파문을 일으킨 자국 피겨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를 공개적으로 편들었다.
지난 26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크렘린궁으로 초청해 격려하고 포상하는 시상식을 열었다.
특히 발리예바에 대해 “작품을 통해 스포츠를 진정한 예술로 끌어 올렸다”며 “이렇게 완벽한 연기는 약물이나 조작의 힘으로 달성할 수 없다”고 치켜세웠다.
또 금지 약물을 ‘추가물질’이라고 표현하면서 “피겨스케이팅에서 그런 것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리예바는 남자 선수도 구사하기 어려운 4회전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피겨 신동, 피겨 천재라 불렸다.
지난 2월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단체전 시상식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채취된 도핑 샘플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돼 ‘도핑 파문’에 휘말렸고, 메달 시상식이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검출된 약물은 협심증 치료제이지만 혈류량을 늘려 지구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트리메타지딘이다.
발리예바와 러시아 대표팀은 금지약물 복용을 부인하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전 세계 스포츠팬들은 냉담한 시선을 보냈다.
우여곡절 끝에 개인전에 참가한 발리예바는 심적 부담 등으로 연기 도중 수 차례 넘어지며 최종 4위에 머물렀다
국내 방송사들은 당시 ‘도핑 논란’에도 출전을 강행한 발리예바에 대한 항의 표시로 그가 연기하는 동안에는 침묵 중계로 대응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 금지 문제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스포츠의 근본 원칙을 어긴 것뿐 아니라 선수들의 기본적 인권까지 공개적으로 침해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