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골목길에 제사상을 차리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던 80대 상인이 심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 25일 JT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태원에서 30년 넘게 신발 장사를 했다는 남인석 씨는 참사 이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참사 직후, 골목에 홀로 남아 희생자들을 위한 제사상을 차렸다.
이를 제지하기 위해 경찰관들이 모여들었지만, 이내 남 씨를 다독이며 위로해주고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이태원 골목을 밤낮으로 지키고 있었다.
남 씨는 “도저히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내가 먹는 밥이라도 차려줘야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들 가지고 여기저기에서 말이 오르내리고 하니까 너무 시끄럽고 마음이 아프다. 애들을 위해서 추모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헛되게 하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남 씨는 제대로 잠도 못 잘 만큼 트라우마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는 “(참사 당일에) 전날보다 사람이 더 많이 왔다. 한 행인이 신발이 벗겨져서 들어왔다. 물티슈로 닦아주고 안정을 시키고 있는데, 또 젊은 애가 가게로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참사를 눈앞에서 목격한 그는 “지금도 환상이 떠올라서 잠을 못 자고 힘들다”라며 “살려달라는 소리가, 아우성이 지금까지 떠올라서 어디를 가질 못한다”라고 털어놨다.
최근 남 씨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참고인 조사를 받고, 가게 CCTV 영상을 제공하는 등 수사를 돕고 있다.
또한 그는 “참사 희생자들의 49재인 12월 16일까지 곁에 남아서 위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