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에 걸려 휴직을 하던 경찰관이 우연히 은행에 방문했다가 보이스피싱 현행범을 검거하는 데 일조했다.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 A씨(30대·남성)는 전북 익산시에 있는 한 은행을 방문했다.
A씨는 ATM 출금기 앞에서 다른 고객한테 계속 차례를 양보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현장에는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소속 정세원 순경이 있었다.
정 순경은 A씨로부터 “입금이 오래 걸리니 먼저 하시라”라는 말을 듣고 수상함을 느꼈다.
그는 A 씨에게 다가가 자신의 경찰 공무원증을 제시하면서 “어디에, 얼마나 입금하시는 것이냐?”, “텔레그램으로 지시받았냐?” 등의 질문을 했다.
A씨는 정 순경이 경찰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자 자신의 휴대전화를 황급히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고 대답을 피했다.
정 순경이 A씨 가방을 확인하자 안에는 현금 1700만 원이 세 개 봉투에 나뉘어 담겨 있었다.
그가 계속 질문을 하자 남성은 “나는 잘 모르니 담당 직원이랑 통화해 보라”라며 휴대전화를 건넸다.
하지만 전화 속 인물도 당황하며 급히 전화를 끊어버렸고, 이에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확신한 정 순경은 즉시 112에 신고했다.
정 순경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A씨가 도망가지 못하게 계속 말을 걸어 두면서 붙잡아 뒀고 도착한 경찰관들에게 남성을 인계했다.
당시 정 순경은 대장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고 있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경찰이 남성으로부터 회수한 1천700만원은 피해자에게 무사히 돌아갔다.
정 순경은 “마땅히 경찰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 순경이 병마를 물리치고 다시금 힘차게 경찰관의 꿈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응원해 주시길 부탁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