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딸 안설희 씨가 코로나19 감염 경로를 연구한 논문에 제1공동저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접근해 침투하는 ‘관문’을 발견했다는 내용으로 과학저널 ‘네이처 화학'(Nature Chemistry)에 실렸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인체의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2(ACE2)에 결합해 침투하는 과정을 단백질 분자 구조 변화 수준에서 규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스파이크 단백질의 겉을 덮고 있는 ‘글리칸’이 인체 세포 침투의 관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로미 아마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연구를 진행했고, 안설희 씨가 다른 연구원 1명과 함께 제1저자로 등재돼 있다.
아미로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실제로 어떻게 열리고 감염이 시작되는지 규명했다”며 “’글리칸’이라는 관문이 없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본질적으로 전염력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약물을 사용해 글리칸 관문이 닫힌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 활동을 시작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해당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당 논문과 관련해 안철수 대표는 23일 연합뉴스에 “나와 아내가 딸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했다”며 “이런 환경이 과학자로서 길을 걷게 한 동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자식은 자식의 인생을 사는 것”이라며 “자식이 어떤 업적을 이뤘다고 부모가 자랑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설희 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수학·화학 복수전공으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지난 2018년 스탠퍼드대에서 이론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UC 샌디에이고에서 박사후연구원(포스트닥터) 과정을 밟고 있다.
안설희 씨는 지난해 ‘슈퍼컴퓨터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고든 벨(Gordon Bell)을 수상했고, 올해는 미국 화학학회에서 ‘젊은 연구자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