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4일) 서울 광화문광장 거리응원이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대다수 시민은 경찰의 통제에 잘 협조했고, 경기가 마무리된 뒤에는 쓰레기를 직접 치웠다.
25일 서울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월드컵 거리응원을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은 2만6000여명에 달했다.
응원 행사를 주최한 붉은 악마 측은 세종대로 사거리 부근 이순신 장군 동상 앞부터 광화문 앞까지 도로와 인도 경계를 잇는 500m 가량의 펜스를 설치했다.
펜스에는 ‘원활한 통행을 위하여 멈추지 마시고 이동 부탁드립니다’는 등의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경찰은 경기 시작 무렵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몰려들자 펜스를 일부 걷어냈다. 광장 동쪽 세종대로의 차량통행을 막아 자리를 더 마련했다.
무대 인근이 인파로 넘치자 세종대로 6개 차선을 추가로 내줬다. 미리 마련된 구획에 들어가지 못한 수백명의 시민들은 광장 한쪽에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경찰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위험 신호가 보일 때마다 적극 통제에 나섰다. 무대 인근 보행 통로에서 뛰거나 멈추는 사람이 있으면 호루라기를 불고 경광봉을 흔들었다.
경찰과 안내요원들은 “멈추지 말고 이동해달라”고 계속해서 외쳤다. 붉은악마 측은 응원 중간중간 시민들에게 ‘안전하게 관람해달라’고 여러 차례 방송으로 당부했다.
이날 경찰과 서울시, 붉은악마가 24일 거리 응원 안전관리에 배치한 인원만 1400여명이었다.
시민들도 통제에 잘 따르며 안전하게 경기를 관람했다. 자정 가까운 시각 경기가 종료되자 펜스 주변에 있던 사람들부터 줄지어 귀가하기 시작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안내요원이 경광봉을 흔들며 시민들을 한쪽으로 이동시켰고 교통경찰들은 횡단보도에 대기하며 시민들의 귀가를 도왔다. 지하철역 입구에서는 경찰이 광화문역 출구마다 펜스를 치고 2~3명씩 차례로 들어가도록 안내했다.
현장에서 통합상황실을 운영한 서울시에 따르면 24일 거리응원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한 일은 없었다.
시민들은 쓰레기를 곳곳에 마련된 파란색 종량제봉투에 담으며 자리를 정돈했다. 대다수 시민들이 모두 쓰레기를 치웠으며 여러 사람이 도와가며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응원에 참여한 한 시민들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안전관리가 매우 잘 됐다고 느꼈다. 통행로를 넓게 확보하고 경찰이 수시로 상황을 관리한 게 기억에 남고, 시민들도 질서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통행로에 잠깐만 서 있어도 바로 이동하라고 칼같이 통제해서 정체가 불가능했다”며 “사실 이 정도만 돼도 관리가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태원 참사가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