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 사진 아래 꾸깃꾸깃 접힌 만 원짜리 한 장.
그동안 용돈을 받아온 어린 조카가 삼촌에게 되돌려주는 마지막 선물이다.
29일 JT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대전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서 33살 A 씨의 발인식이 열렸다.
7명 희생자 중 첫 발인이다.
시설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A 씨는 홀로 남은 아버지를 남겨둔 채 먼저 떠났다.
A 씨의 밝은 얼굴이 밖으로 나오자 남은 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어린 조카도 그동안 살갑게 지내던 삼촌을 눈물로 배웅했다.
한 유가족은 고인의 관을 쓰다듬으며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오열해 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A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혼자가 된 아버지가 걱정돼 독립을 미룰 정도로 가정적이고 착한 아들이었다.
입사한 지 1년도 안 된 신입사원 A 씨는 현대 아울렛 방재실에서 근무하며 소방시설 등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대 근무를 하던 A 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26일 오전 9시에 퇴근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A 씨의 한 지인은 언론을 통해 “사고 당시 방재실에서 지하 주차장에 있는 근무자들을 확인해 대피시키라는 말을 듣고 내려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나머지 사망자 6명의 유족은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후로 장례 절차를 미루기로 했다.
현대아울렛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경찰은 스프링클러·제연설비 등 각종 안전 설비 관련 서류와 화재 당시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화재 원인과 소방설비 정상 작동 여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